5월에 신부가 되는 그녀에게~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사랑스러운 신혼은 단꿈은
인어공주 물방울처럼 생각보다 빨리 사라지기도 한단다.
어느 날 갈지자로 들어와 술 냄새 펑~펑~ 풍기면서
양말도 안 벗고 자는 남편을 보면
나이가 어리지도 않으면서 조절도 못하게 이리도 마셨나 싶고
내일 아침에 삼겹살을 구울까? 치즈 돈까스로 할까? 생각이 드는
참으로 미운날도 있을 거다.
밉다고 그러지는 말아라.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으니
그래도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큰소리라도 시원하게 치려면
라면 하나라도 꼭 끓여주기를 바란다.
그냥 라면도 충분하다 싶어도
사진 잘 봤다가 냉장고에 있는 하나라도 있으면 넣거나 아님 파라도 넣어서
한 술 먹여서 보내야 남편 속보다 네 속이 더 편한 법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에게 이 얘기를 할 게 아니라
네 신랑에게 해야 하는 게 맞구나.
5월에 신부가 되는 그녀의 신랑에게…….
the same as above.
2011.01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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