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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想/일탈 脫

나의 내원사 원정기 3

축지법이라도 익히셨는지.

몸에 익어 마음에서도 익은 길이라 몸조차 가벼워지는 것인지

두 스님을 따라가기가 버겁네요.






돌에 새긴 경구들을 마음에 담지는 못해도

렌즈에는 하나씩 담으면 천천히 내 속도로 걸음을 옮깁니다.

뱁새가 황새 따라 가다가는 가랑이 찢어지는 법이니까요.^^%





널브러진 장작더미에서도 보이지 않은 정연함을 느껴 보려고 발버둥도 쳐보고

쌓여진 기왓장을 보면 그 속에 염원을 느껴 보기도 하고

깨어졌다 해서 염원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닐 거라 득도한 흉내를 내보기도 합니다.












우산 하나에 몸을 기대고 동행하는 중년부부에게서, 아이를 안고 가는 모자에게서도

편안한 기운이 전염되듯이 내 몸 안에 차는 것은 산사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문답을 혼자 던지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드디어 내원사가 보입니다.

사실 20년도 넘은 10살 무렵에 가족과 아래 계곡에서 야영을 했던 기억과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 식사를 하러 온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내원사와 직접 대면을 한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달개비를 늘 렌즈에 담으면서 언제쯤 하얀 달개비를 볼 수 있을까 했는데

내원사 화단에서 선물을 받은 것처럼 하얀 달개비를 만났습니다.








잠잠하던 비가 내리기 시작하지만

내리는 빗방울이 단청의 아름다움을 빼앗을 수는 없는 법이며

오히려 내리는 빗소리가 귀에 즐거움까지 더해주는 것을 보니

비가와도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가득 듭니다.














2010.08.15 내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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