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터널 지나서 도로가에 제법 능소화가 많이 피었음을 봤음에도
내일로 내일로 미루다가 아직 담아내지를 못했는데...
김해에 국수 먹으러 갔다가 길가에 능소화를 보고는 좋다고 담아왔다는...
중국이 원산지라는데 그러고 보면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꽃은 오히려 찾기가 어렵다는...
금등화(金藤花)라고도 하고~
옛날에서는 능소화를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양반꽃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장원급제한 사람 머리에 씌운 화관에 꽂았던 꽃이라 어사화(御賜花)라고도 불렀다 한다.
꽃에 따라오는 이야기는 좀 슬프기도 하고 처연하기도 하다.
<능소화 이야기>
아주 먼 옛날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습니다.
임금의 눈에 들어 하룻밤 사이에 빈이 되어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 이후 임금은 빈의 처소를 한 번도 찾아오질 않았답니다.
게다가 빈의 자리에 오른 다른 이들마다 자신의 처소에 임금을 불러들이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가운데서도 마냥 착하기만 했던 소화는 밀리고 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 곳에서 지내며 마냥 임금이 오기만을 기다렸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소화는 그만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빈이 되었으되 아무런 권세도 누리지 못했던 이 여인,
임금과의 단 하룻밤의 사랑 이후 잊혀진 소화는 초상도 치르지 못하고
그녀의 유언대로 자신이 머물던 처소의 담장 곁에 묻혔습니다.
이듬해 초여름, 그 곳에서 가느다란 줄기가 나와 담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하더니만
담장 위에서, 담장 너머에 예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답니다.
소화의 복숭아 빛 뺨을 닮은 꽃, 행여나 님의 발자국 소리를 놓칠 새라 귀를 닮은 꽃,
이 꽃이 바로 '능소화'입니다.
꽃말 - 명예
2010.07.21 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