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청 앞 육교가 없어졌다. 연산동 육교도 없어졌고~
시정책이 그러니 별 불만은 없지만 육교마다 묻어 놓은
소소한 작은 기억들에 하나씩 사라짐은 아쉬울 뿐이다.
따듯한 단팥죽 하나를 숟가락 두 개로 게 눈 감추듯 해치우고는
따뜻한 오뎅 국물과 떡볶이 그리고 빠삭한 튀김을 소리 내어 씹고는
버스정류장 앞 꼬지 집에서 따뜻한 정종 두 잔을 시켜 놓고서는
줄어드는 술잔만큼 다가오는 헤어짐에 시간이 그렇게 아쉬워서는
버스 몇 대를 그냥 보내버리고는 서구청 육교위에 올라가서
아직 튀김기름이 번지르하게 묻은 네 입술을 홈치고는 했더랬다.
2010.02 남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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