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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愛Say

해운대 엘레지

2008.06.07 일에 찍었던 사진들 입니다.

해운대 영화도 찍기 전이고 앞에 한창 회센터 건물을 짓고 있었던~

회센터 지으면 사라지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얼마 전에도 다녀 왔습니다.

최근 사진부터 올리면 좋은데 순서대로 강박증이 있는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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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엘레지

*엘레지 - [명사]<음악> 슬픔을 노래한 악곡이나 가곡.







해운대 오른편으로 보이는 서울에 타워펠리스 버금간다는 고급 고층 아파트들

그래 솔직하게 배가 아파서 해운대는 조금은 부담스럽다.





세계적인 관광도시 해운대와는 왠지 안 어울리는 짠냄새가 가득한 미포.






삐까뻔쩍한 건물들과는 달리 왠지 시간의 때가 잔뜩 묻은 통통배들은

오늘도 새벽이 되면 짠내 가득한 바다로 나간다.





그 짠내나는 바다 옆에서 짝을 이뤄 수십 년 장사를 해오신 할매 두 분.





할매는 움직이기가 불편해서 할매는 해물 손질담당이라 하시더라.





이 할매는 써빙담당이시다. 주문도 받으시고 지나가는 손님도 잡으시고

앞을 지나가면 "싱싱한 해물 한 사라에 만원 드시고 가이소." 하신다.





찌께다시라곤 고추에 대파 몇 쪽 된장이 다지만 바다냄새 가득한 해삼, 개불, 멍게 만원짜리 해물





아침에 공판장서 사와서 살아있는 문어행님들 바로 할매들 주름살 마냥 짜들짜글한 냄비에 바로 데쳐주신다.

원래 만원짜리지만 작은걸로 오천원짜리 하나 달랬더니 요래 주신다.





손님들 다 차려주고 나면 할매는 담배하나를 잘생긴 총각에게 빌리고

담배과자 하나를 무시고는 살~ 쉬신다

(제가 빌려 드렸어요. 언제 받을지는 모르지만 --ㅋ)

할매가 말하길 순한건 피도 맛이 없다카더라 그래서 타임으로 빌려드렸더니

천식약을 먹으면서도 담배 놓기가 쉽지 않다 하시더라.







할매는 지붕도 하나 없지만 미포 앞바다를 가게삼아

바다놈 성격따라 웃느날에 웃으시고 우는날에 우시고

수십 년 장사를 해왔다 하시더라.

할매뒤로 보이는 바다가 하늘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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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30년을 살아온 나는 해운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관광특구에 호텔로 가득차고 왠지 있는 사람들로 가득한

화려한 불빛과 삐까뻔쩍한 건물들로 가득차버린~

우연찮게 잡지사 다니는 후배따라 취재차 해운대 이곳저곳을 다니다 해운대 제일 오른쪽 미포에 들렀다.

태생이 빨갱이는 아니지만 왠지 돈냄새는 그닥 맡아보지 못하는 나로서는

사람냄새 나는 이런데가 좋다 못해 내집 안방같이 편하다.

의자도 가지각색 테이블도 부러진 상에 뭔가 합체한듯한

기자후배 대신에 이것저것 여쭌다. 할매가 나르는 물통 즐어주고 2마리 만원짜리 전복 담에 3마리 먹기로 도장을 찍고

할매들과 농을 주고 받다 어느새 해가진고 술도 오르고 기분은 어느새 해운대 달맞이 고개위에 붕 떳다.

자주 오리라 맘먹기엔 우리동네와는 너무 멀지만 그래도 할매들하고 농하러 틈틈이 와야겠다.

3마리 만원주고 전복도 먹어야 하고~

뽐게님들도 시간나면 함 가보세요^^::

+++추신+++

미포 뒤로 할매들 바로 앞에 회센타가를 짖고 있어서 제가 보기엔 한 1년 더 걸리지 싶은데

다 지으면 아니 환경정리 때문에 장사 하기 힘들꺼라 하신다. 환경정리라니 젠장 아이러니다.

그럼 어디가서 장사 하냐하니 뭐 어찌되겠지 하신다.

하긴 세월하고 맛잡고 바다랑 편먹고 살아오신 분들인데.

흑백사진으로 올리려다 너무 센틸하게만 보여서 칼라를 주로 올립니다.

할매들 나름 즐겁게 잘 사시는데 소주 몇 병에 살 취한 제가 센티해져 제목은 해운대 엘레지랍니다.

==가격==해물모듬[개불,멍개,해삼)=만냥, 문어데친거=만냥(추가 드셨음 작은거 하나 오천원으로 쇼부보세요)

전복=두 마리 만냥, 다섯 마리 이만냥, 아나구=못먹어봐서 몰라요, 소주=이천냥, 음료수=천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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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엘레지/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헤어지지 말자고

맹세를 하고 다짐을 하던 너와 내가 아니냐

세월이 가고 너도 또 가고 나만혼자 외로이

그 때 그 시절 그리운시절 못잊어 내가운다

울던 물새도 어디로가고 조각달도 흐르고

바다 마저도 잠이 들었나 밤이 깊은 해운대

나는 가련다 떠나 가련다 아픈 마음 안고서

정든 백사장 정든 동백섬 안녕히 잘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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